2009년 10월 9-11일
근 2개월 만에 대간길에 다시 들어선다.
8월은 수호녀석 면회와 처조카 현주의 결혼으로
9월은 구보회 병문안, 평배회 지리산, 윤여봉씨 모친상
지난주는 추석으로.....
이리저리 대간길 진도 나가기가 상당히 어려워 추석 후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기로 마음먹고 아내와 단단히 약속하였다.
일자 |
장소 |
특기사항 |
예정(분) |
실소요(분) |
시각 |
비고 |
10/9 |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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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휴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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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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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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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모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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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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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 |
상주 | |
10/11 |
밤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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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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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6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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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50 |
0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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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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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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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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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60 |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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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110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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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
늘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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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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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산9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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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
100 |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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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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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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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 |
H801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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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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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차이많음 | |
갓바위재7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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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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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 |
조항산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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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210 |
12:30 |
암릉 | |
길주의 |
북진 |
10 |
- |
- |
| |
고모령 |
732지나 |
20 |
45 |
1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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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거리 |
마귀할미통시 |
40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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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재 |
849지나 |
50 |
120 |
1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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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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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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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 |
휴식많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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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330 |
4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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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개머리재-화령-피앗재를 건너뛰는 바람에 이번 산행을 어디로 할까 망설이다가,
빠진곳은 평탄하니 겨울에도 문제없다고 생각하여 겨울 등산으로 돌리고
속리산 다음 구간으로 정했다.
밤치재에서 출발하면 해도 짧고 산에 간지도 오래되어 고모재 까지로 잡고 계획을 세워 보았으나 접속길이 2시간 정도인 점이 아까워 늘재에서 출발하여 대야산을 넘을 계획으로 출발 한다.
중간에 힘 빠지면 탈출 할 곳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아내는 늘 출발 전 마트에서 과일과 과자 등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번에 하나 추가한다.
요즘 한참 맛들인 “생탁” ,,, 그것도 두병씩이나 준비한다.
그놈 입맛에 결국 떠나기 전날 밤 사오자마자 한 병을 먹고 말았다.
아내는 대간길 떠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꼭 보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칠곡 휴게소”는 우리의 전진 보급기지 이다.
회사에서 백두대간 가는 직원들에게 칠곡 보급기지 이야길 해 주니 중요한 정보라며 좋아 하던데...
아직도 우리가 하는 방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자율 식당에서 밥 다섯 그릇, 김치, 돼지두루치기, 도라지나물, 육개장 등을 주문하고 도시락을 싼다 .. 큰 보온병에 육개장을 담으려니 종업원이 어렵다며 담아 주질 않는다.
끝내 우리 손으로 젓가락, 숟가락으로 집어넣고 만족해한다.
9시경 상주에 접어들고
지난번에 묵은 적이 있는 철길 부근 “그랜드장 여관”으로 바로 직행 한다.
그러나 왠 차들이 주차장에 가득하고 벌써 들어온 사람이 꽤 되는 모양이다.
아내는 안내실로가 방을 얻는 동안
나는 차를 앞쪽으로 주차 시키고 아침에 나가기 쉽게 주차 한다.
이때 아내는 또 나를 원망한다.
예약하지 않아서 온돌방이 없어 침대에 자야 된다며...
이불을 더 얻어 아내는 침대위에 나는 찬방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새벽에 점점 한기를 느껴 침대위로 올라갔으나 깊은 잠은 자지 못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출렁거림에 침대잠은, 특히 둘이서는 너무나 불편하기 그지없다.
침대에 누우니 방바닥에 보일러 들어오는 소리가 따닥따닥 들린다.
이제야 난방이 되는가 보다.
5시 아내는 벌써 잠을 깨우고 화장실을 찾는다.
버너에 불을 댕기고 국을 데운다.
어제 사온 육개장이 일품이다. 밥을 다말아 배불리 먹는다.
구불구부한 국도를 따라가는데 옆 조그마한 개천에는 물안개가 피어나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 한다. 아내는 감탄사를 늘어놓는다.
지방도를 거치는데 마눌님 멀미난다고 불평한다.
고속도로 한 구간 그것도 한참 돌아 와야 해서 그냥 국도를 이용 한다고 하니
아내도 안다고 한다,
이제는 제법 길 읽는게 늘었다 이쁜 마누라...
어느새 늘재에 차를 세운다. 이미 차 한대가 주차 해 있다.
빨리도 올라간 모양이다.
늘재에는 대간 기념비와 성황당이 있다
청화산 가는 길에 리본을 단다.
정국기원단 까지 단숨에 오른다.
시야가 확 트이고 멀리 속리산이 병풍 처렴 아름다운 배경을 만들어 준다.
산은 언제나 나를 반긴다. 어제도 오늘도 마음껏 싱싱한 공기를 마신다.
역시 큰 산이 좋다.... 세상에 부러울게 없는 나다.. 멋진 나다.
이렇게 아내와 이야기 하며 대간 길을 걷는다.
아내는 계속해서 이야기 거리를 생각해 내며 재잘거린다.
이 맛에 내가 산다.
이 아름다움이 이 행복이 영원 했으면........
저기보이는 속리산의 주능선 앞에 있는 산이
밤치재-늘재 구간의 2시간 코스다.
큰일 없을 때 아침에 달려와 가볍게 산행하고 돌아가야 하기에
눈여겨 봐 둔다.
그리 곱지는 않지만 단풍나무가 물들어 가면서 우리를 반긴다.
아! 아직은 단풍이 그리 많이 들지는 않았구나!!!!.
내주에는 단풍 구경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차에서 내려 준비하는 사이에 한 남자가 먼저 입산하더니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걸 보니 무지속도가 빠른 사람인가보다.
뒤에는 남여한팀이 따라 붇더니만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추월 할 수 있는 팀은 아무도 없다.
청화산은 시야가 트여 시원하다,
저멀리 조항산이 보이는데 안내지도에는 1시간 30분인데 표지판에는 3시간 30분이다. 무려 두 시간의 차이가 난다. 조선일보 지도가 미스프린트 인가?
시루봉가는 삼거리에는 좌회전 하여 아래로 내려서야 하는데 리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안내표지는 잘되어 있는데 무심코 지나치면 시루봉으로 내닿는다.
왜 리본이 보이지 않는가?
아내는 이곳에 우리의 리본을 달아야 된다고 나를 부추긴다.
삼송리쪽의 저수지가 보인다.
조항산에서 내려가려면 호수를 목표로 삼고 가야 한다.
고모재에서 내려가도 삼송리 저수지 넘어가 된다.
그런데, 사람 소리가 들리더니 10여명 한 팀이 쉬고 있는 곳을 지나온다.
우리가 그들을 추원 한 것이다. 젊은 사람도 많은데 우리보다 늦다니...
저수지가 보이는 전망 바위에서 쉬려고 하니 그네들이 죽 몰려온다.
그러더니 제일 앞선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이 모퉁이에 걸어 놓은 각가지 리본을 띠어내고 있고 일행도 동참한다.
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나는 기어코 한마디 한다.
그걸 왜 띠어내는지?..
그러자 그 나이든 사람 왈 자기 선전용 이라나 국립공원에서도 철거 한다면서 무슨 사명의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나무에도 해 가 된다니..
아니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는 열심히 달고 누구는 그걸 떼어 내고 다시 한번 생각 해 보라고 말한다.
“나무가 그까짓것에 해가 된다면 얼마나 되겠어요.”
거들어 아내는 그걸 보고 대간 길을 찾고 힘들 때면 위안도 얻는다며 그냥 두라고 해 본다.
그러자 겨우 한 개를 남겨놓고 주머니에 리본을 쑤셔 박으며 간다,
참 희한한 사람들이다,
이후 우리는 한참 동안 이행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무슨 나쁜 의도는 아닌 것이 분명 하나 단편적인 의견에 모두 동조 하는걸 보면 그 사람이 제안 하여 하는 행동인데 아무도 거역 못해 따라 하는 것 이라고 결론 맺고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행동을 바꿀 줄도 알아야 하는 것도 훌륭한 사람이라며 입을 모은다.
그래 무슨 직장에서 온 모양이야 그 나이든 사람은 직장의 상사이고....
소설을 쓴다,
조항산으로 가는 도중 또 그들과 만난다.
아내는 기어코 또 한마디 한다.
어디서 왔느냐고. 서울. 구미 등에서 왔단다.
그러자 아내는 “정중히 부탁 합니다. 리본을 띠어내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그걸 보고 길을 찾아야 하니까요” 들은체 만체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아주 그걸 목적으로 온 사람 같다.
점심을 먹으며 내려다보니 곳곳에 붙어서 띠어내고 있는게 보인다.
꿀맛 같은 점심을 조항산 9부쯤 전망이 좋은 곳에서 먹는다.
그내들은 밥을 다 먹고 일어서기까지 다다르지 못한다.
저기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시루봉이다
조항산에는 나보다 10여세 더되는 두 분이 점심 후 쉬면서 담배를 피려다 접는다.
그중 한분은 6년전 부부와 백도대간을 마치고 지금은 친구와 둘이서 남진 중이란다.
서로가 사진을 찍어 주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아내는 그들에게 부탁 한다 뒤에 한 팀이 따라오는데 리본을 전부 띠어내고 있다고
그러자 왜 그런데요 하며 그들의 행동에 동의 하지 않는다.
아내는 덧붙인다 그 사람들 보면 리본 띠지 말라고 .. 한마디 하라고 ...
그분들도 동의 하며 그러겠단다..
채석장 왼쪽으로 대간길이다
저눔의 채석장 대문에 상주시가 욕먹고 있다.
형체도 없는 절 에다 주었다고....
그위에 보이는 멋진 바위가 마귀 할미통시바위인가?
고모재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아내는 어디서 본건지 예날 고모와 시누이가 넘다가 힘들어 죽었다나..
뭐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다...
멋있는 소나무를 지나 밀재 까지 걷는다.
시간을 재본다. 과연 대야산을 넘을 건지 말 건지..
다음에 다시 오려면 2시간 이상을 접속해야하니 자꾸만 망설여진다.
아내는 넘자고.. 나는 밀재에 가서 결정 하자고..
몇 번이나 넘자... 말자... 뒤바뀐다..
3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밀재에 다다른다 좌측은 삼송리 농바위골로 우측은 용추계곡으로 어느 쪽 이라도 하산은 한시간 반쯤 거리는 비슷하다.
앞으로 3시간 정도는 더 가야 험한 대야산을 넘어 버리미기재 까지 갈 수 있다.
등산화가 달았는지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미끌미끌 하면서 걷는 걸로 보아 상당히 체력이 소모 된 것이리라.
로프도 타야하고 100미터 직벽을 내려가야 할 터인데 어두워지면 곤란하다.
그런데 위안이 되는 건 우리 뒤에 회사직원 대간꾼이 오고 있다고 생각 하니 두려움은 없다.
송건주 차장에게 어디쯤 오고 있는지 전화를 해보나 오늘 산행에 참석치 못 했단다.
다른 사람은 전화번호가 없어 통화는 더 이상 못한다.
그들도 오늘 밤치재에서 버리미기재 인데... 아직도 오지 않으니 가능 할까?
안될건데...
결단을낸다. 여기서 대간을 접고 삼송리로 하산 한다고.
아내도 기꺼이 따른다.
내려오는 길은 너무나 평탄하다.
작은 계곡에서 발도 씻고 다리의 열을 삭힌다.
아내는 탁월한 선택 이라며 기분 좋아 한다.
이튿날 나는 이곳에 다시올 일이 생겼다. 그놈의 새끼손가락 반지를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산에서 빠져나오니 노부부가 고추밭에서 고추를 딴다.
고추대가 아직 시퍼렇고 풋고추가 주렁주렁 달려있다며 아내는 말을 건낸다. 마음씨 좋은 어르신이 먹을 만큼 따가란다, 아내는 곧 고추를 따기 시작 한다. 아랫마을의 큰 느티나무옆집에 사시는 분이고 아들 둘 딸 둘을 모두 외지로 보내고 둘이 농사를 짓는데 남자는 숨이 차고 여자는 다리가 아파 힘들어서 못 하겠단다. 서리 맞으면 모두 버려야 된다며...
마을에서 택시를 불러보나 다른 사람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큰길 까지 나와 보란다.
노부부집으로 짐작 되는 집앞의 느티나무
조금 걸어가려니 마음씨 좋은 체어맨 부부가 큰길까지 태워준다.
자기들도 대간 하다 무릎이 고장 나 쉬고 있다면 대간꾼 아니면 안태워 준다며..
버스를 기다리다 아까 전화한 택시를 만나 늘재에 도착한다.
바로 상주로 가는길에 민박을 하고 내일 아침 밤치재-늘재를 마져 밟기로 한고 민박을 찿아 보았으나 전부 여름민박이라 열지 않았다.
숯가마 찜질방에도 들려 보았으나 엉망이라 그냥 시내로 가기로 했다.
그랜드 모텔에 차를 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오늘은 저번에 묵은 101호를 주겠단다.
마음대로 방을 덮힐 수 있다.
식당은 근처의 황금오리집 한 마리에 만원 일인분이 적어 한 마리 더 시킨다.
아내가 손 씻으라며 재촉한다. 싫다고 하다 못이겨 손을 씻고 온다.
소주도 한 병 곁들인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다..
여관에 돌아와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한다.
뜨끈한 물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내일 아침을 위하여 김밥을 사러 시내로 나왔다.
그런데 문득 손가락에 반지가 없었다,
어디다 흘린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밀재 개울에서 발 씻을 때. 여관에서 샤워 할 때. 그러고 황금오리집에서 손 씻을 때...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약15년 전에 건강 반지로 회사 구판장에서 18금으로 만든 건데 저번 해인산장에서도 떨어진 걸 찾았는데 이번에 정말 이별 인가 보다..
소양인 신허 체질에 새끼손가락에 유색반지를 끼면 좋다고 해서
그동안 나의 건강을 지켜 준건데....
아깝다. 아내를 시켜 황금오리집 세면대를 뒤져 보고 오라 했는데 없고, 여관 샤워실에서 구석 구석 뒤져 봐도 없다..
에잇! 내일 산행 후 다시 어제 발 담그던 그 계곡에 가보리다...
나를 따라다니던 보물이 하나 없다....
잠이 오질 않는다, 천원짜리 하나 잃어 버려도 나를 용서 못하는데...
아내는 그것으로 인하여 건강에 적신호가 올 걸 미리 알려주는 것 이라며 술 담배 그만 먹으란다.
아침 우리는 꼬불꼬불한길 대신에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시간이 더 걸린다.
오늘구간도 만만치 않다 멀리 속리산의 아름다운 능선을 감상하며 또 하나의 바윗밑 개구멍을 통과 한다.
마사가 미끄러워 내리막에는 힘이 많이 든다.
늘재에 도착하여 노란 수건을 들고 뭐라고 하는 내 아내...
..농바위계곡에 가보았으나 허사다,
그놈의 반지 영영 이별이다....
돌아오는길 머리미기재로 간다는게 반지 생각하다 괴산으로가 연풍 I.C 로 들어선다.
칠곡에서 점심을 먹고 인근 "도개온천"을 찾아 목욕하고 피로를 풀고 집으로 향한다.
아내는 온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수건도, 비누도 주지않고 돈만 비싸다며..
집에돌아와 태양횟집 전어회로 영양 보충 하고 곤한 잠에 빠진다.
(2009.09.12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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