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 사립문을 나서서 바로 오르막을 차고 올라간다.
무룡산으로 가는 길은 아침부터 사람의 힘을 빼 놓는다.
처음부터 오르막 산행은 힘들다 몸이 아직 말을 듣지 않아서..

산죽이 무수히도 우거진 산길을 가야 한다,
다리에 산죽이 걸린다.
어제 산행길이 힘들어 오늘걸음걸이는 가볍지 못하다.
남여 십여명 팀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같이 오른다.
우리가 앞지르려 해도 안 된다.
웅성거림과 걸거침 때문에...
보통은 젊은 사람이라도 우리가 한번 추월 하면 못 따라오는데..
오늘은 아니다.
우리의 속도가 많이 떨어졌음을 실감 한다.
저 계단위가 무룡산...
계단만 봐도 겁부터 난다.
다리가 벌써 부터 시큰 거린다.
돌아다보니 어느새 삿갓봉은 저 멀리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남덕유산은 구름에 가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벌써 멀리 걸어 온 것이다.
뒤에 보이는 팀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팀이다.
아내는 계단을 한 발자국씩 걷는다...
애고 다리야..
무룡산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나무 계단.
타이어를 잘라서 깔아놓아 쿳션도 좋고 미끌림도 없어 너무 걷기에 편하나.
어제 무리한 산행이 오늘은 우리를 무척 힘들게 한다.
정상에 오른 아내는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는 기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