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로타리산장1

goldgate 2007. 6. 16. 21:38
  

점심을 먹고 서둘러 아내와 나는 배낭을 둘러맸다.

오월의 햇살은 따가웠으나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제야 백두대간을 하게됨이 즐거웠고 일정으로 보아 시간적인 여유는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원안내소에 주차신고를 하고 2일치 주차비 8천원을 지불하고 분홍색 영수증 두 장을 챙겨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 이네 차길을 벗어나 산길들머리에 들어섰다. 녹음은 짙어져 푸르다 못해 검게 보였다. 길은 돌이 드문드문 깔린 지리산 특유의 길이다 잘못 발을 헛디디기만 하면 되돌아가야 한다.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발걸음은 옮겼다. 첫번째 목표는 칼바위이다. 그기까지는 길이 하나밖에 없으므로 여느 때처럼 아내가 2-3보 앞에 서고 내가 뒤를 따랐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배낭의 중량감에 등에 땀이 솟는다. 아내와 몇 마디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보니 칼바위에 다다른다.

 

 

 

  아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으로 보니 칼바위 아지트라고 쓴 푯말이 보인다. 지리산 공비에 얽힌 이야기들이 한참 머리를 스친다. 사상의 굴레에서 젊음을 이산의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오늘같이 녹음이 우거진 좋은 계절이나 눈보라 혹독한 계절에도 처절히 태워버린 청춘들 그들이 오늘의 세상을 보면 지금도 그렇게 처절하게 투쟁하려는 의지가 생길 런지????  

 

 

 


길은 오른쪽으로 잡아야한다. 왼쪽은 바로 장터목으로 가는 길이다. 경사가 심해지는 느낌이다. 우렁차게 들리는 물소리가 차츰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름 모를 새들은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지저귄다. 삐삐 �르르 --삐비 지지....


완전한 그늘길이지만 땀은 등 고랑을 흐른다. 아내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얼마쯤 올라가니 망바위에 다다른다. 바위에 올라 중허리의 지리산을 조망 해 본다. 툭 터인 시야 시원한 바람이 분다.

 

 

  

역시 큰산에 온기분이 좋다. 지나온 아래도 멀어 보이고 앞으로 더 가야할 산도 높아 보인다. 올망졸망한 도시의 옹졸함에서 벗어나 뭔가 스케일이 크진 느낌이 좋다.

 


  

큰 반석위에 올려진 바윗돌은 깨어진 채 이빨이 그대로 맞추어 진채로 버티고 있다. 이것을 보고 아내는 말 한다 지리산의 바위는 특색이 있단다.

 

 


  

수천수만년을 살아온 바위가 깨어진 채로 대충이빨을 맞추고 오늘날까지 살고 있으며 도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깨어진 바위 헤어져 봤자 새 짝을 찾아 이빨을 맞추자면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해야만 할 터인데 그리해 본들 꼭 맞으라는 법이 없으니 마음에 안 들어도 깨어진 채로 그럭저럭 산다고...

 

에고!! 이 마누라 내보고 하는 소리네... 이후 깨어진 채로 엉켜있는 바위만 보면 자꾸 되풀이한다...

그렇다, 깨어진 채로 이빨을 맞추고 또다시 억겁의 시간을 부둥켜안은 채 산다.. 맞다! 그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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