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힘들고 어려운 덕유산 할미봉

goldgate 2008. 10. 6. 11:42

 

  

2008년 10월  3.4  산행계획 및 실행

   

장소

특기사항

예정(분)

실소요(분)

시각

비고

 

 

 

04:40

 

육십령

 

180

170

07:30

 

할미봉

1026.4

80

90

09:00

 

헬기장

 

70

150

11:30

속도너무쳐짐

서봉(장수)

1510

90

110

13:20

점심

남덕유

1507.4

60

65

14:25

대간우측

월성치

1240

25

25

14:50

 

전망바위

1340

60

80

16:10

 

삿갓봉

1410

20

30

16:40

 

삿갓골재

대피소

20

30

17:10

 

 

 

425

580

 

 

삿갓대피소

 

 

 

07:10

 

무룡산

1491.9

60

70

08:20

 

돌탑

헬기장

50

60

09:20

 

동엽령

60

100

11:00

하산점 변경

동엽령3거리

 

20

-

 

 

백암봉

1490

30

-

 

 

중봉

1594.3

20

-

 

 

향적봉

1614

20

-

 

덕유산

설천봉

 

20

-

 

점심

리조트

 

30

190

14:10

용추관리소

 

 

310

420

 

 

진주

유등축제

 

 

18:20

 

 

180

 

21:30

 

 

 

아내는 지난번 산행 때부터 대간을 처음 시작한 작년 5월 보다

점점 산행이 어려워져 가고 있음을 토로 한다.

그렇다! 정말 젊은 사람들이 큰 배낭을 메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것을 보면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감을 무시 할 수 없는 것 같다.

아마도 게으름을 더 부리다간 대간 종주를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그리하여 겨울이 오기 전에 최대한의 거리를 가보자고 결심하고 2주 만에 또다시 대간을 오른다.

아내는 졸업시험도 있고 부담이 많이 되겠지만....


2주에 한번씩 대간을 타기로 하여 3일 연휴 기간이나 아무래도 3일간 산행은 무리라 하루는 집에서 쉬기로 하였다.

많은 산을 가보았지만 덕유산은 이번이 처음이라 대간도 중요하지만 종주 후 다시 대간에 오를 때는 스키곤돌라를 이용 할 수 있으므로 꿩 먹고 알 먹자는 심정으로 덕유산 종주를 목표로 산행 계획을 세웠다.

우선 산에서 일박해야 하므로 연구 끝에 덕유산 삿갓재 대피소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대간을 가다가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으로 방향을 틀고 설천봉에서 곤돌라를 이용하여 무주리조트로 하산하기로 한다.

국립공원 대피소는 2주전에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예약해야 하는데 중요한 대피소는 예약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종주를 처음 시작 할 때 지리산 대피소도 예약 경쟁에 밀려 세석이나, 벽소령을 못하고 로타리, 연하천으로 밀려 났었는데 이번에는 마음 단단히 먹고 꼭 예약을 하여야만 한다.


업무 카렌다에 9월 18일 10시를 표시 해 놓고 기다렸다.

지정된 시간 전부터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시간을 기다렸다.

혹시 홈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계속해서 10월 3일 예약란이 뜰 때 까지 들락날락 하였다.

10시가 되니 잠시 홈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초조하게 몇 초가 흘러가면서 페이지가 넘어 갔다 .

됐구나... 얼른 예약 클릭을 하고 이어서 사용료 결제마저 마치니...

휴! 한숨을 쉰다.... 이럴 때 담배 맛은 왜 이리 좋은지.....


예약 확인 차 다시 들어가 보니 이미 예약 종료 상태...

 예약 된 상황을 살펴보니 1초부터 1분 30초가 마지막 그렇게 들락거리며 애썼는데 고작 나는 1분 11초 정도에 18번으로 성공 내 뒤로 4 팀으로 끝이 아닌가...


 

 

이것이 자랑스러운 삿갓골재 대피소의 예약 확인서 인데 몇 군데나 자랑하고

당일 저녁 아내에게 무슨 상장 인 것처럼 보여 준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구식인 버너(600 g)를 교체 하였다.

포켓용 인데 아주 조그마한 것으로 100 g 정도도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너무 작아 밥을 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데 롯데마트 판매원 아주머니는 가서 써보고 영 아니면 바꾸러 오란다.

나는 처음부터 이것에 필이 꽂혔으나.

아내는 못 미더운 모양이다.

배낭을 꾸려 보니 하룻밤 자는데 많은 것이 소요 되었다.

무게를 달아 보니 12.8

지리산 종주 때는 14 정도인걸로 기억하고 출발 했으나 돌아와 확인해 보니 10.6 ..그때 보다 더 무거운 게 아닌가?

왜 그렇지?........ 정말 모르겠다.


아내는 김밥보다 뽁음밥을 싸가자며 밤에 장만 하여 아침에 김밥 집에 들를 일없이 출발 한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서성이니 곧 아내도 일어나 준비 한다.

새벽 4시 반경 출발..


 

 

 

함양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 가지고간 뽁음밥을 먹으니 6시 45분.

아내와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고 산행 준비를 완료..

 

 

서상 I.C 를 빠져나와 육십령 휴게소에  주차하고 상쾌하게 산을 들어 선다.

 

 

 

 

들머리는 나무계단으로 잘 만들어져 있으나 시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흙이 잘 다져지지 않은 상태

그리고 계단의 높이는 보폭과 일치 되지 않는 무책임한 계단이다.

우선 할미봉이 목표다. 

 

 

이쯤에서 우리는 하산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육십령을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우리가 육십령에서 왔으며 이 방향으로 쭉 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으나

그 사람은 몇 걸음 가다가 돌아 서며 말을 건넨다.

자기는 오늘 덕유산을 종주할 계획으로 왔는데

할미봉을 넘어서서 길을 잃고 헤매다 포기 하고 하산 하는 중이라 한다.

할미봉을 넘어가 길을 찾으니 골짜기로 내려서는 것 같아... 종주는 능선을 가야 하는데

골짜기로 접어들다 다른 방향으로 잡아 가보니 그만 길이 끝났다고..

그래서 포기하고 돌아 섰다고...

나는 같이 가볼까 해보았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된지라 갈 길이 멀다며 안타까워했는데  .....


아내는 명언을 남긴다.

'산은 내려가는 길도 있고 올라가는 길도 있는데' '그냥 길 따라 가면 틀림없이 주능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데..'. ' 리본을 따라가야 되는데.....'


햐! 내 아내는 이미 산꾼이 다 되었네..

덧붙여 아내는 또 이야기 한다.

사람들의 인생도 이와 같다고들 하는데 그게 아니야!

안 풀리는 사람은 삶의 질곡에서 헤어날 수없단 말이야!

나는 말 한다 그래 봤자 고작 60년인데 뭐 별것 아닌지..

다음 생에 벗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아내는 말이 없다..

.

.

.

그래 그래 그래서 지독한 팔자는 삼대로 대 물림 하지!!


조금 전 지나간 그 산꾼은 우리에게 큰 스승이었다.

얼마나 빼물러서 왔겠는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길은 바윗길이 많으나 곳곳에 로프를 설치하여 산행에 도움을 준다.

할미봉이 어렵다고 모두를 이야기 하던데 이정도면 별 문제 없겠는데....

약간 힘은 들지만..

 

 

얼마간을 오르니 장계쪽 말 목장이 눈에 들어오며

 낮은 구름이 골짜기에 끼어 아름다운 자태이다.


 

아내를 세워 사진을 찍어보나 말 목장은 자세히 봐야 보일 듯 하다..


 

 

벌써 힘들고 땀은 등줄기를 흐른다.

할미봉을 쳐다보면서 아내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할미봉은 여간 오르기 힘든 게 아니다.

아내는 '그래서, 집에 있는 할머니를 잘 모셔야 하는 기라' 하면서 나를 가르친다.

아마도 장모님 생각을 하면서 산행을 하는 듯 하다.

몇 일전 추석 때 장모님을 뵙지 못해 아내와 처가를 다녀왔는데 아내는 늙고 기력 없으신 어머니가 무척이나 안스러우나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더욱 안타까워하는 걸 안다.

그래 맞아! 맞장구를 쳐본다.

왜 이렇게 험한 바위봉우리가 할미봉일까?...

 

 

 

 할미봉을 오르면서 본 거창 학생교육원  방면.

 

 우리는 할미봉을 오르면서 리본을 하나 단다.

 

우리가 가야할 덕유산 서봉(장수덕유)가 왼쪽 오른쪽은 남덕유 ,,,

한참 까맣다..

 골짜기에 낀 구름은 햇살을 받아 서서히 걷히고...

 

 

 이윽고 우리는 할미봉에 올랐으나 여간 힘든게 아니였다.

내려갈때는 어렵지 않아야 할 텐데...

 

 우리가 가야할 능선을 지도에서 �아보고 찍어 본다.

뚜렷이 잘 보인다.

서봉과 남덕유산....

 대간에서 약간 떨어진 대포 바위는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사진은 할미봉 북쪽 우리가 내려온 길 움푹 파인 골이 바위로프 길이다..

하도 힘들게 내려온 후 쳐다본다.

여러 구간 바위 길에 로프가 걸려 있는데 힘들고 어렵다.

겁나고 힘들어 아내와 난 많은 시간을 허비 했다.

배낭의 무게로 더욱 힘든 코스 이다.

배낭을 놓고 다시 올라가 아내의 배낭을 메고 내려온 코스도 있다.

여기서 아내는 이를 악물고 참는다.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소리가 입속에서 구른다는 걸 나는 안다..

아이고! 대단한 내 마누라 전 같았으면 벌써 입밖에 나왔을 텐데...

고마운 내 아내...

잊어버리면 된단다..


아내는 엉덩이를 질질 끌면서 내려간다.

둥글둥글한 바위 발 짚을 곳도 찾기 힘들다.

마사는 바싹 말라 줄줄 미끌린다.

올라가는 자세로 로프를 잡으면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앞을 보면서 내려가야 한다.

체력 소모가 많다....


이 길을 어떻게 어둠을 무릅쓰고 모두들 다녔는지????


 

 

 

흙 묻은 아내의 엉덩이를 털어 준다.

그냥 두란다. 흙 묻으면 어떠냐고....

아내의 바지가 많이 얇아 졌다.

오래 입었단다.. 이제는 다시 하나 사야 되겠는데 이 옷이 그리 편하고 좋단다.

 

 힘든 할미봉을 넘고 다시 서봉과 남덕유산을 쳐다보며 전의를 다진다.

 

 저기 산허리에 보이는게 대포 바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