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고개를 둘러 보고 다시 대간(논개생가 갈림길)으로
가는날이 장날이라 장계시내에 나와 어제 알아 두었던 김밥천국으로 갔다 그러나 문이 닫혀 아직 이른감(7시)이 있어 언제 문을 열지 전화를 해 보았으나 휴일 이란다.
이집밖에 아침하는 곳이 없다던데....
장계시내 천주교 성당 앞으로 가니 문을 연 식당이 하나 있어 들여다 보니 남자두명이 술을놓고 아침 식사를 하기에 아침식사 되느냐고 물어보니 콩나물 해장국만 한단다.
그거라도 좋다며 우리는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으나 엉망이다.
식은밥으로 대충 만든것 같기도 하고 반찬류는 짜서 입에 대지도 못할 지경이다.
아내는 한술 뜨는둥 마는둥 하며 밖으로 나와 바로옆 농협마트에서 빵과 우우로 아침을 때운다.
원래 전라도 지방은 음식을 잘 하는데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은 형편없었다.
오늘 산행은 일찍 끝날 걸로 예상하여 점심은 준비하지 않고 육십령에서 해결 하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무령고개 까지 올라가 주변을 살피고 아내는 화장실을 찾는다.
무령고개 남측은 포장되지않았으며 북측만 정리 되어 있었다.
제법 주차장도 넓고 야영장 매점, 화장실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는 다시 논개 생가로 와 산행준비를 한다.
그놈의 앵파리 때문에 아내와 나는 얼굴을 감�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몰골이 볼만하다....
오늘아침 아내는 참으로 예쁜 화장을 했다.
마치 논개를 닮은 화장을...
이렇게 즐거운 모습으로 출발 했는데...
어제 하산한 길로 그대로 올라 가면 된다고 이야기 하며 논개 생가 맨 꼭대기 정자 옆으로 돌아 간다.
농사짓기편하도록 언덕배기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어제 그길이다.
가다가 포장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왠 아주머니가 우사 앞에서 기구를 만지고 있어 망설임도 없이 그옆을 돌아 들머리를 잡는다.
아내는 우사 안의 소들에게 "안녕"" 소들아""음메" 하면서 인사 한다.
아주머니는 폰을 꺼내어 누굴 오라고 하는 모양인데 "피난골" 이라는 지명을 쓰는걸 보니 아마도 우리가 올라가는 골짜기 이름인가?
조금 올라가니 어제 처럼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 힘들어 보이는데 골짜기 오른쪽으로 난길은 보수한지 얼마 되지 않은지 말끔하게 보여 아내는 어제도 건너를 쳐다보니 좋은 길이 보이더라며 그길로 가자고한다.
이른아침 이슬도 많아 가급적이면 풀이 없는 곳이 좋다는 생각에 잘보이는 골짜기 이니 언제 든지 지형확인이 가능 하다는 생각에 그길을 택하고 걸었다.
걷다보니 그길은 끊어진다.
플도 굉장히 무성하여 작대기로 헤치고 지나가 본다.
사람다닌 흔적은 있는데 너무 힘들다.
왼쪽을 보니 어제 내려오던길이 10 미터쯤 위에 보인다.
처음부터 저리로 가야 하는데...
내려가려면 한참이라 풀숲을 헤치고 그길로 차고나가기로 하고 내가 앞장을 서본다.
덩쿨도 있고 작은가시출도 있어 헤쳐나가기엔 여간 힘드는것이 아니었다.
뒤로 돌아 본다. 돌아가려니 올라온것이 너무 아깝다.
힘차게 풀을 헤치니 가시가 더러 다르를 찌른다. 팔도 찌르고....
에라! 몇걸음만 헤쳐나가면 된다. 용기를 내어 풀속을 뒤집는다 풀은 키보다 크다.
있는힘을 다해 앞으로 나간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한참을 올라가니 큰길이 나온다.. 이젠 됐다...
풀이 무성히 자란 폐도를 걷는다. 한참을 올라 가니 영 방향이 맞지 않는다. 골짜기가 막힌다.
드믄드믄 차가다닐수 있도록 길을 내놓았는데 이상하다.
어제 그길이 아닌것 같다.
능선을 따라 두번이나 올라가 봐도 길이 없다.
이닌데.. 도대체 어디서 잘 못 된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올라온 입구는 맞는것 같다.
아내를 돌아 보니 무척 힘들어 한다. 다시 길을 가다듬어 본다.
아니다. 아내는 잘 모르지만 조금더 가보잔다.
전에 같으면 이런길로 데리고 왔다고 왕짜증을 낼건데 오늘은 아니다.
조금더 가보잔다.
아내가 많이 달라졌다. ... 포기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나도 포기 하고 싶지 않아 한참을 둘러 보았으나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아내는 일단 오늘 온 길을 전부 내려 가서 길을 다시 잡아 보잔다.(이걸 빨리 수용해야 하는데....)
나는 여기 까지는 틀림없는데 내려가 봐 이골짜기로 다시올라 올건데 여기서 길이 안보이니 어떡 하지...
한참 주저 앉아서 쉰다.
어제 아내는 무릎이 않좋다고 몇번이나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오늘 아침도 시원 찮게 먹고
잠도 잘 못잔것 같아서 무리한 산행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여기서 포기하고 내려가자고 단호히 결정 한다.
아내는 그러면 육십령에서 거꾸로 산행 하잔다.
아내는 절대로 그냥 돌아 가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나는 무리한 산행으로 아내를 고생 시키고 싶진 않다.
한참만에 우리는 하산을 결정하고 아침에 온길을 따라 내려 온다.
등산화에는 흙이 들어가 있고 이슬 맺힌 풀에 시달려 신발 자체가 엉망이다. 꼭 논에서 나온것 같다.
처참한 심정으로 아내를 달래 내려오면서 육십령 에서 점심을 먹고 오르자고 해본다.
그런데 어제 내려 올때의 풍경이 아니다.
어제는 초가 마을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이골짜기 분명 한데... 어제 표시 라도 해 놓고 올걸... 투덜 거리며 뭐가 잘못 됐는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입구에 와서 다른 골짜기로 몇 발 옮기며 산세를 다시 살펴 보고 있는데....
아까 그 우사에서 어떤 농부 아저씨가 우리를 한참 쳐다 본다.
우리도 왜 그러는가 하면서 마주 본다.
그분이 우리에겐 부처님이 될 줄은 몰랐다.
다시 산을 올라 가며 우리는 그분께 너무 고마운 부처님 같은 사람이라고 몇번이나 축복 했다.
그 골짜기에서 사람이 내려 올리 없어서 우리를 쳐다 보았단다.
우리가 가야 할길은 우사쪽으로 가야하는것이 아니라 우사를 좌로 놓고 바로 좀더 올라가는 능선너머 다음 골짜기인 것이 었다.
고마운 아저씨는 자기도 장계에서 어떤 산악회 총무를 한다는 사람인데 친절하게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어제 내려올 때 자기도 일하면서 보았단다.
가물어서 채소밭에 트럭을 이용하여 물을 나르고 있는 중인데 콘크리트 포장도 주위에 밭도 많고
우사도 자기것이라며 그옆의 상추밭을 가꾸고 있으나 돈이 않된단다.
나는 그늘에서 신을 벗어 흙을 떨어내고 있는 동안 아내는 그분과 이야기를 중단 하지 못해 계속해서 이야기 한다.
어 ! 상추 밭을 보니 어제 길이 생각 난다,
왜, 올라갈때 상추밭이 눈에 띄지 않았을까????
완전히 첫 입구 시멘트 포장길에서 잘못 들었던 것이다.
아내에게 다짐한다.
한시간반정도 헤메고 다시 오르려면 시간적으로 문제가 있고.
점심준비도 안하고, 적어도 4시까지는 밥없이 가야 한다고...
아내는 그 농부에게 쵸코파이를 내어 주란다.
나는 말을 듣지 않았다. 점심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저씨가 섭섭해 할까? 그래도 할 수 없었다..
아내는 5시까지 잡아도 좋다며 가보자고 한다.
좋다,,, 올라 가자...
다시 길을 잡아 올라가니 이제사 어제 길이 확실한것이 눈에 들어온다.
상추밭, 길 가장자리의 물 호스, 오른쪽의 잘 가꾸어진 묘 4-5기.... 길가운데 헤쳐야 할 풀도 조금전보다 훨씬 적은데..
어찌하여 이런것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은 걸까?
어찌나 길이 잘 나있는지....
그러나 아내는 지쳐가는 모양이다.
4-5시까지 식사를 못한다는 것과 어제의 피로, 조금전의 피로 등이 밀려 오는가 보다.
이럴땐 내가 앞에서 속도를 내야 한다 , 같이 처지면 않된다.
30분 쯤 올라 가니 어제 도랑가에 막걸리 병이 버려진것이 그대로다....
나는 뒤에 따라 오는 아내에게 한마디 한다.
"어이 이제 한반쯤 올라 온것 같아!!" 뒤 돌아 보며 왜친다.
아내는 힘들어 죽게는데 힘빠지는 소리 한다고 왕 짜증을 내며 뭐라고 욕을 막 해 댄다.
같이 받아 주려다 참는다, ,,,
아까는 돌아가자고 해도 자기가 더 의지를 보여 준 사람이 이제는 왜 그럴까?
꾹참고 앞으로 속도를 더 낸다..
나는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힘내라고 이야기 한건데....
가끔 뒤돌아 보니 아내는 잘 따라 온다... ..
이제는 너무 멀리 가지 날란다.. 길잊으면 어쩔려고 하면서...
자주 물을 먹으며 걸어 본다.
이제는 아침에 비하면 길은 너무 좋다,,,,,,
어제 지나오면서 눈에 들어 오던 것들이 차례 차례 다 들어 온다.
하산하는 한 일행을 만난다.
아마 약초케러 다니는 사람들인듯 한데 일행이 3-4명 이다.
이들이 풀에 맺힌 아침이슬을 다 털어주고 간 고마운 사람이다.
우리는 산아래 농부와, 약초케는 사람들을 부처님 같은 사람이라 칭송하며 걸었다.
1시간여 만에 대간에 다시 오른다.
"길이 헷갈리면 진행하지 말고 아는길이 보일때 까지 그대로 돌아 가라"
천금 같은 교훈을 머릿속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