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성삼재

goldgate 2007. 6. 15. 17:12

여기선 몇 일전 중국황산 등산 때 구입한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끼고 걸었다. 처음엔 무릎관절생각에 포장도로 갔는데 뙈볕에 돌계단 길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싶어 계단 길로 접어들었다 무릎관절이 시큰 해왔다.

이 길은 등산길이라기보다는 관광길 아닌가. 전망대에서 본 섬진강은 지리산의 젖줄이다. 아련히 보이는 저곳에서 인간사의 모든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세상에 밝혀지고, 아니 안 밝혀진 일들이 더 많고,,,,,,,,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 이번지리산 등반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중산리로 가는 택시를 불러야한다 휴대폰을 연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주차장에 가면 택시가 많이 있을 것이다 가서 흥정하자.. 아내와 그렇게 하기로 했다.

코재로 가는 대간 능선길은 밟을 수 없다.

땅바닥을 내려다보면서 걷는데 왠 아낙들은 이곳이 국립공원임을 망각 한지 길을 벗어난 산림에 들어가 나물을 채취하고 있었다. 2-3 무리를 보았다. 성삼재 화장실을 지나자 뒤돌아보니 아내가 보일 질 않는다. 50보쯤 되돌아가 보았다. 없었다. 뒤돌아와 여자 화장실 앞에서 기다려 보았다 없었다. 그렇다면 나보다 빨리 주차장에 도착 했다, 주차장에도 없었다.

택시흥정도 안하고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 그렇지 식당에 갔을 거야 전에 이곳 식당을 아내와 이용한경험이 있어 그리로 간 거야 하며 식당으로 가니 아내는 우동을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동을 먹고 나도 목이 말랐다 맥주 한 캔을 아내가 사준다. 홀쩍 훌쩍 먹으며 택시 몇 대가 늘어선 곳으로 갔다. 흥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겨우 흥정을 마치고 택시에 올랐다. 구례택시로 휴일이면 한번씩 산에 올라와 대기하다 구례까지 삼만원씩 받는단다.

오천원으로 좁혀진 채로 택시에 올랐는데 이기사가 바로 아래 시암재에 차를 대며 마즙 2개를 사다 우리에게 내민다. 흥정은 종료 되었다. 오천원의 용도가 이미 실행되었으니.....

이리하여 2시간여 중산리로 돌아오는 차내는 아내와 운전기사의 허심 없는 대화가 이어졌고 나는 듣는 역할의 반응 없는 선량한 청중 이였다.

산에서 삐진 건 신랑 아플 때는 맛사지까지 해주고 성심껏 해줬는데 진작 지가 넘어 졌을 때는 에어 파스 칙칙 뿐이어서 인정머리 없는 남편이란다. 남 같으면 오만 정성 다할 텐데 진작 지 마누라는 이따위로 등한시 한다고 ... 운전기사에게 푸념 한다....

산청발전소의 터널을 두개나 지나 중산리에 다다른다.

아내는 터널도 지나기 전에 가는 길이 엊그제 중산리로 갈 때 지난길이냐고 몇 번 을 묻는다.

아이고 뭐 천지도 모르는 이 여자....... 귀엽다.....

입산 할 때와는 달리 주차장 입구에는 주차관리원이 일일이 주차비를 징수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가는 문에는 확인 하는 직원이 없었다. 애-고 주차비 안내도 되는데 괜히 2일치나 주었네?????


주차장을 나올 때 까지도 우리가 타고온 구례택시는 손님을 만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집까지 가려면 어차피 목욕은 해야 할 것 같다. 찜질방을 찾으려다 그냥 목욕탕을 찾기로 했다 올 때 생각 해 두었던 옥종 온천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덕산 마을로 방향을 잡았다.

두리번거리다 금강산탕(?)을 발견 하고 앞에다 차를 세우고 목욕을 했다 . 개운했다. 아내도 개운 해 보였다. 좀더 가다가 저녁을 먹어도 되겠지만 중도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여 목욕탕 주인이 이러준 곳으로 찾아보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덕산장여관을 보니 전에 이 여관에서 몇 번 자본적이 있었고 아랫층 식당도 이용해 본 기억이 있어 얼른 쳐다보니 기사식당이라고 간판을 해 놓았다. 아내와 차를 돌려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안에 들어가니 한번에 보아도 알만한 덕산장 여관 주인아주머니가 보여 아내에게 이 아주머니가 주인이라고 이야기 했으나 아주머니는 지나간 손님인 나를 알아 볼 턱이 없었다.

"주물럭 정식" 기사들이 잘 먹는 메뉴......    후회 없었다.

아주 잘 택한 것 같다고 아내와 난 오랜만에 입 모아 칭찬 했다.

 

이미 어두워진 고속도로를 지나오며 아내와 전에 지리산을 오갔던 많은 일들을 생각해내고 되짚어 이야기 했다. 피곤한 몸이지만 운전은 즐거웠다 목욕한 후 저녁밥 까지 잘 먹은 덕이고 무엇보다 운전기사의 솔직한 대화 때문에 머리가 맑아진 우리마누라의 기분 덕에 오랜 만에 잘 조잘거리는 조수를 태운 덕에 운전 길은 예상 보다 편했다.

계속해서 기사 이야기며 세상살이 이야기를 이어 놓다, 저녁 9시경에 도착한 나는 피로도 풀 겨를 없이 직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2007.06.15훈>